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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프리카/모로코

[마라케시] 입생로랑이 사랑한 그 곳, 코발트 블루로 가득한 마조렐 정원

Jardin Majorelle

프랑스어로 jardin이 가든 이라는 뜻이란다

마조렐은 이 가든을 만든 프랑스 아르 누보 스타일의 유명한 가구 디자이너였던 

루이즈 마조렐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


마라케시를 처음 검색해봤을 때 이 정원의 사진이 많이 올라와서 꼭 가서 인생샷을 건져야겠다

라고 생각을 했었지만 내 꼴은 그럴 준비가 되어있지 않아서 성공하지 못했다


강렬한 코발트 블루가 인상적인데 모로코에서 지내다보면 인디고 블루에 익숙해져 이것 또한 인디고 블루인가보다 했는데

이건 마조렐의 이름을 딴 마조렐 블루란다...


이 정원에 빠져든 입생로랑은 연인이었던 피에르 베르제와 1980년에 정원을 공동 소유로 한 뒤 자주 휴양하러 들렀다고 한다.

죽고난 후에 화장된 입생로랑의 재는 이 공원에 뿌려졌으며 피에르 베르제도 자신이 죽으면 이 곳에서 함께 하겠다고 했단다.



근처에 아무것도 없으니 물병을 미리 사가길 권유함

레스토랑 몇 개 있긴 한데 관광객을 타겟으로 한 곳이라서...


입장료가 생각보다 비싼데 (모로코 물가를 생각했을 때) 인당 70 디르함이니.. (박물관은 30디르함 추가)

광장에서 오렌지 주스 그란데 사이즈로 14잔을 사마실 수 있는 값...


그래도 인터넷에서 사진을 보고 큰 기대를 갖고 왔기 때문에 놀란 마음 추스르고 입장했다.

입장 하자마자 예쁘고 아주 낮은 분수대가 하나 있는데 

내가 간 날은 사람도 너무 많고 광각렌즈 아니면 담기가 힘들어서 스킵 (아래 동영상엔 나옴).

그리고 들어가서는 아래와 같은 뷰가 보이는데 난 내가 잘못 찾아온 줄 알았음 진심


칙칙한 분위기의 길을 따라가다보면 

야자수와 선인장들이 끊임없이 나오는데

내가 사진에서 봤던 강렬한 색조의 화분들이 있긴 한건가 의심스러울 정도

그렇다고 나무가 다양한 게 있는 것도 아니고

다 비스무리한 선인장들이 계속 나온다

그 때 쯤 저 끝에 뭔가 알록달록한 화분이 보이기 시작하는데

오! 드디어 사진에서 본 것 같은 매끈한 바닥과 

강렬한 색채의 화분들이 보이기 시작하며

나무도 점점 활엽수같은 애들로 바뀌기 시작

어느 순간 대나무 숲도 나오고

저 울타리는 저기서 죽은 대나무로 만들었나 봄...

빨강, 노랑, 파랑이 보임과 동시에 나도 신나기 시작

처음으로 보이는 내가 상상했던 마조렐 가든의 모습

사람이 꽤 많았는데 지들 사진 찍을 때 비켜줬는데도

우리가 찍을 땐 안비켜주는 이상한 사람들이 많았다...

진짜 저 강렬한 파랑과 빨강으로 이루어진 구름 사다리 같은 곳에서

가녀리게 흐트러진 연두빛의 줄기들이 #넘나아름다운것ㅋㅋㅋㅋㅋㅋ

햇살이 엄청 강렬했는데도

수많은 나뭇가지들 덕에 그늘이 있지만

그래도 더운 건 매한가지...

저기서 오른쪽으로 돌면

포토존 중 하나인 여기가 나옴

사람들이 안 비켜서 사진찍으려고 엄청 기다림...

이런 건 미국 사람들이 참 매너가 좋은데 (내가 사는 동네만 그럴 수도..)

저 때 바지가 없어서 수영복을 입고 가는 바람에....

다리 없애버림... 

인물이 없는 사진이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그런 사진은 없음... ㅈㅅ...

포토존 1을 지나서 오면 바로 가장 잘 알려진 모습의 마조렐 가든이 보임

다시봐도 저 색채는 진짜 인상적임

햇살이 너무 세서 맨눈으로 보면 뿌옇게 보인다는 게 아쉽긴 하지만...

마조렐 블루가 무엇인지 보여주고 싶었으나 

내가 그 사이에 껴있었어서 어쩔 수 없이...

이렇게라도...

진짜 디자인은 심플한데 풍겨오는 느낌은 엄청남

저 크고 노란 항아리 모양의 화분과 파란 벽과 나의 모습을

아름답게 한장에 넣고 싶었지만

수영복을 입고간 나에겐 사치였....

그리고 가장 대표적인 포토존

이건 사진만 봐도 다시 가고 싶어진다...

내가 갔을 땐 선인장들이 관리가 잘 안돼서 

저렇게 조금 불쌍하게 생겼었음...

내 인생샷을 찍어주겠다고 고생하고 있는 가으리의 모습

저 대표적인 포토존에서 바라보는 뷰가 

이 뷰임

뭔가 예술적인 느낌이 더해진 아리조나에 있는 기분

인생샷 건지기를 실패하고 

대형 선인장과 단출하지만 예쁜 분수대가 있는 곳으로 내려가는 길 

아까 가으리 뒤에 무시무시하게 서있던

선인장들

진짜 마조렐 정원이 아니면 볼 수 없는 이국적인 모습

아래에 보면 작고 희한한 모습을 하고 있는 선인장들도 많이 있음
(우리나라 꽃가게에서 파는 귀여운 애들은 없음)

이게 바로 그 넓다란 분수대

저 커다란 선인장 옆에서 서서 찍은 사진인데

원래 저긴 올라가면 안된단다

경비아저씨한테 혼남.. 

이 분수대도 그렇고 마조렐 공원을 걷다보면 

진짜 마조렐이야 말로 미니멀리즘의 선두주자가 아닌가 싶음

디자인에서의 화려함은 없는데 색채로 아주 그냥 화려함을 뙇뙇뙇

저 분수대 앞에서 바라본 최고의 포토존의 모습

기가 막히게 가으리가 광각렌즈로 바꿔끼고 열심히 찍었음 캬

저기 파란 옷 입은 아재들이 경비아재

아래있는 사진은 위에 사진 오른편에 있는 노란 화분의 식물을 가까이에서 찍은건데

페인트가 조금 까져서 병든 유기견 같지만

진짜 저 색들의 조화와 그 사이에 식물들이 더해주는 풍미랄까? 

와 진짜 말로 표현할 수 없음

종종 등장하던 티파니 블루로 뒤덮힌 벤치

저기도 사진 예쁘게 나올 것 같은데 햇살이 너무 강해서

사진이 하나도 안보이고 다 뿌옇게 나와서 포기...

그래도 한 컷이라도 예쁜 사진 건지려고 노력을 부단히 함.

저 벤치를 지나면 나오는

기념품샵/갤러리의 천장

살만한 건 전혀 없고 이 천장이 가장 예뻤음

이런 모로코 느낌의 뭐라고 해야되나..

전시실? 같은 게 있는데... 

진짜 동네 집들이 이것보다 예쁨...

피에르 베르제 아저씨가 오셔서 한 소리 하셔야할 듯...

여긴 출구로 가는 길

여기가 진짜 화분들이 너무 예쁜데 

실제로보는게 사진보다 훨씬 아름다움




나의 생김새 탓에 인생샷은 못건졌지만

가으리는 그래도 인생샷을 잘 건지고 나옴

70 디르함이라는 입장료에 비해서 규모도 작고 

안에 너무 뭐가 없긴한데

실제로 가보면 사진에서 본 게 전부구나... 하고...

느낄테지만 

기념 사진 남기기엔 적격인 듯

그 동안 보고 싶었는데 까먹고 있었던 입생로랑 영화나 보러가야겠다 

(여긴 유럽 관광객들이 많이 오다보니 택시비를 좀 과하게 부풀리는데 어쩔 수 없음... 네고 잘 안해줌... 우린 깎아서 30정도 냈던 것 같은데...)